1988년 서울올림픽 개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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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 개목걸이

 -송달용 전 파주시장 회고록 제59화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경기대회인 제24회 서울 올림픽이 성공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고양군수, 파주군수로서 참여하였다는 것은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1988년 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 개최된 서울올림픽에 고양군 관내에는 네 개 종목에 경기장이 있었다. 원당종합마술경기장에서는 마술 장애물 경기가 있었고, 싸이클 개인 도로경기는 통일로 벽제면 관산리 통일로 휴게소에서 출발하여 원당읍 낙타고개를 지나 삼송리 검문소를 반환점으로 하여 관산리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는 경기로서 남자는 196.8㎞(19바퀴), 여자는 82㎞(12바퀴)를 도는 경기이고, 남자 100㎞ 단체 싸이클 경기는 통일로를 4인 1조가 되어 100㎞를 벽제읍 관산리 통일휴게소에서 출발하여 파주군 문산읍 선유리(일명 여우고개)를 반환점으로 네 번 왕복하는 경기였다.

 

네 개 종목의 경기장이 고양군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환경정리에 힘을 썼다. 서울올림픽은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하여 전 국민의 적극적인 성원과 지원으로 세계올림픽 사상 가장 모범적인 서울올림픽이란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서울올림픽경기장을 갖고 있는 시·도지사, 시장, 군수는 환경정비에 많은 신경을 썼고 개최되는 해에는 도에 서울 올림픽 상황실을 설치하고 지사 주관하에 월별 추진상황 보고회를 가졌다.

올림픽 시기가 9월 중순이라 코스모스가 한창 피는 시기이다. 그래서 초봄부터 통일로를 비롯한 사이클 경기가 진행되는 도로 양면에 코스모스 씨를 뿌리거나 이식을 통하여 심고 잘 가꾸어 꽃밭에서 사이클 경기를 하였고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마술경기장 주변 부락의 아스팔트나 시멘트 콘크리트 도로는 진흙으로 덮었다.

경기 전에 말의 준비운동을 할 때 말 발톱에 상해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말을 타고 훈련을 하는 까닭에 집안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말 높이만큼의 트럭을 타고 일일이 집 안까지 점검하여 정비하였다. 또한 싸이클 경기나 마장마술 장애물 경기를 할 때 마을에서 불시에 개가 튀어나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것이 예상되었다. 따라서 부락의 개를 전수조사하여 개 목걸이를 구입하여 이를 나누어 주어 묶어서 키우도록 지시한 것도 도 보고회에서 보고하였다. 뭘 그런 데까지 신경을 쓰느냐는 말이 오고가며 모두 한바탕 웃었다.

1988년 나는 6월 11일자로 파주군수로 발령이 났고 역시 파주군도 단체 100㎞ 사이클 경기가 통일로에서 고양군과 같이 개최되기 때문에 통일로변의 코스모스 가꾸기에 관심을 가지고 관리했다. 서울올림픽 경기장 준비상황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기 위하여 박세직 서울올림픽 위원장이 고양군 현지에서 고양군수가 보고하는 가운데 경기장 인근부락의 개를 전수조사하여 사이클경기 시 돌발적으로 개가 뛰어 들어오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개목걸이를 구입하여 배부하였다고 보고를 하였다고 한다.

 

고양군의 보고가 끝나고 임사빈 지사는 파주군 통일로변 준비상황을 확인 차 오셨고 파주군수인 나에게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하고 했다. 춤은 곰이 추고 돈은 ○놈이 받는다더니 당신의 아이디어를 고양군수는 자신의 아이디어같이 개목걸이까지 배부하였다고 하니 박세직 위원장이 정말 잘했다고 칭찬을 하고 돌아갔다고 했다.

다음 날 서울 일간신문에는 고양군수는 사이클 경기장에 돌발적인 사고가 나지 않도록 개목걸이를 사서 배부하였다는 내용이 일제히 보도가 되었다. 또한 박세직 위원장의 서울올림픽 이야기 회고록에 서울올림픽을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장도 이러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는 내용으로 기술하고 있다. 지금 파주시 문산읍 여우고개에는 남자100㎞의 사이클 단체경기 기념물이 서 있다.

 

<자료파일 제공  도서출판 헵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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