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욕 치른 전국체전 전날 밤 -6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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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욕 치른 전국체전 전날 밤

 -송달용 전 파주시장 회고록 제63화-

1989년 전국체전이 수원시 일원에서 개최되었다. 1989년 1월 1일자로 파주군수에서 장안구청장으로 전근이 되었다. 전국체전의 주경기장이 장안구에 있는 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배정되었다. 전국체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봄부터 환경을 정비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관내를 둘러보니 큰 도로변을 비롯하여 군데군데 빈터가 많이 있었다. 그 빈터에 코스모스를 심으면 전국체전이 개최되는 초가을에 환경정리를 꽃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통일로변에서 채취한 코스모스 씨 3가마니 정도를 파주군에 요청하여 장안구에 동별로 주민들을 동원하여 코스모스 단지를 조성했다.

우리나라의 자랑인 아름다운 수원 성곽이 밤이면 어둠에 가려 그 아름다움을 볼 수가 없었다. 수원시장님에게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선수임원들이 성곽을 밤에도 볼 수 있도록 서치라이트를 설치할 것을 건의하는 등 노력을 하였다.

전국체전 전날 밤 수원시장은 중앙지 기자들과 전국에서 참여하는 지방지 기자들의 초청 만찬을 베풀었다.

한곳에 모두 수용할 장소가 없어 두 개소의 식당으로 분리 초청하여 시장님과 부시장, 장안구청장, 권선구청장이 분리 환영만찬을 베풀기로 하고 시장과 부시장은 교환 인사토록 하였다.

부시장과 나는 같은 팀으로, 노송지대에 있는 경남식당에서 부시장과 인사를 하였다. 시장님이 오시기 전에 부시장은 과음을 한 것 같았다. 술김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부시장은‘내가 경기도 공보실장으로 있을 때 나의 촌지를 받지 않은 기자는 하나도 없다.’라고 공개석상에서 뜻하지 않은 폭탄선언을 했다. 이 말을 들은 기자들이 옆에 있는 기자의 무릎을 치면서 하나둘씩 식당을 빠져나가고 만찬이 진행되던 식당은 썰렁해졌다.

기자들이 기자취재단장에게 보고를 하고 취재단장은 임사빈 지사에게 내일 전국체전의 취재를 포기한다고 정식통보를 하였다. 임 지사는 한밤중 11시경에 부지사를 비롯해 전 국장을 종합운동장 사무실로 비상소집을 하였다. 나도 불려나가 사건 경위를 보고를 하였다.

부시장은 지사님이 비상소집하였다는 통보를 하여도 술에 취해 못 나오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지사는 노발대발을 하고 수원시장이 책임지고 내일 아침까지 해결하라고 지시하고 귀가했다. 새벽에 부시장 집에 차를 보내 시청으로 나오도록 하고 문제의 당사자인 부시장이 취재 기자단장의 숙소에 찾아가 코가 땅에 닿도록 빌어 곤욕을 치루면서 전국체전은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리에 끝이 났다.

 

<자료파일 제공  도서출판 헵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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