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목지구 봄 골목길에서

– 김 선 희- 사월 식목일이 지난지 이틀째다. 잔망스러운 봄은 이제 보드라운 고양이털처럼 보들보들 하늘과 마음을 녹아내린다. 재개발지구 율목동은 오늘도 스산한 발걸음을 맞이하면서 아직도 이전하지 못하고 남아있는 마을 주민들을 더 다급하게 만든다. 오전 11시 25분. 뜻밖의 조우는 하양 조팝나무다. 밥풀떼기처럼 생겨서 조밥이라고도 불리는 조팝나무는 잔잔한 가지를 여러 대 모야 듬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