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가득 – 다시 살린 삽화(3) – 숫자들의 반란

  – 김  대  년 –

이기선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님의 시집 ‘뱀의 환생’에 실린 ‘숫자들의 반란’도 참 인상적인 詩입니다. 디지털 시대, 효율성의 시대, 간편화 시대, 서열화 시대, 상징화 시대에서 숫자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호는 없으니까요.

숫자가 가져다 주는 편리성은 어찌보면 현대화의 상징 인스턴트 음식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간편성, 편의성 못지않게 단순과 획일이 가져다 주는 몰(沒)개성의 겉옷을 입게 해 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기선 시인의 詩는 정곡을 찌르는 예리함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화체로 그림을 그려 봤습니다. 예전 중앙일간지 만평을 그렸던 감각을 살려 봤는데, 앞으로 풍자와 비판을 곁들인 이러한 패턴의 그림도 가끔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집 ‘뱀의 환생’ 112페이지에 실린 ‘숫자들의 반란’ 詩를 소개합니다. 짧은 시어에서 가슴을 파고드는 힘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숫자들의 반란 〉

마침내 숫자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름을 쫒아내고 이름 행세를 한다
핸드폰, 차, 대기표… 번호
이름 대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