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서원을 들어서며

– 최 복 현 자운서원 원장 –

우리 파주는 율곡선생의 본향으로서 법원읍 동문리에 율곡선생을 모신 자운서원이 있으며 그 곳에 율곡을 비롯한 부모와 형, 자녀등의 가족묘소가 있습니다. 율곡의 사상을 비추어 볼 때 파주는 문향의 도시임이 틀림 없습니다. 오늘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운서원 외삼문을 들어섭니다.

해마다 자운서원에서는 율곡전통문화학교의 선비체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올해는 교하에 있는 석곶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로 첫 수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옷이 인품을 만든다고 아이들에게 유건과 도포를 입히면 참으로 의젓해 보입니다. 부산스런 아이들도 마음가짐이 다른지 점잖고 사뭇 분위기도 조용합니다.

옛 선비들이 입었던 유건과 도포를 잘 갖추어 입고나면 문성사에 올라 율곡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체험을 시작됩니다. 그리고 문성사 주변를 깨끗하게 치우고 정돈을 한 연후에 수업에 들어갑니다. 전자는 제일 큰 어르신인 율곡선생님께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면서 마음속으로 선생님을 거울삼아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이고, 후자는 주변을 깨끗이 치우고 정돈함으로서 잡념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수업에 집중하라는 옛 선비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행하여집니다.

강인당에서는 예절과 인성교육을 합니다. 율곡선생이 42세(1577년)에 지으신 「격몽요결〈擊蒙要訣〉」을 소리 내어 읽는 성독(聲讀)체험을 비롯해 다례체험 그리고 전통놀이 등을 합니다. 아이들에게 호응도가 매우 좋아 지난 2018년에는 파주관내 9개 학교를 대상으로 연76회 2,901명에게 체험활동을 하였습니다. 올해(2019년)는 4월에 개강하여 10월 말까지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율곡선생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한국지폐 5천원권을, 신사임당은 5만원권이 생각난다고 쉽게 말합니다. 역사와 조상의 가르침을 멀리하는 현실에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여 자운서원을 찾은 학생들에게 율곡선생님의 천재성과 「격몽요결〈擊蒙要訣〉」의 첫 번째 〈입지장立志章〉에서 말씀하신바와 같이‘배우는 학생은 제일 먼저 뜻을 세우고, 목표를 세워서 공부에 전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요즘은 충효가 사라져가는 실정입니다. 율곡선생님을 비롯한 옛 선비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3년간 시묘살이를 합니다. 지금 현실에 꼭 시묘살이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운서원 여현문(가족묘소 입구 삼문)을 지나 중간 기슭에 시묘살이 모형현장(전시장)을 만들어 시묘살이 체험을 함으로써 효를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파주에는 〈자운서원〉을 비롯한 〈파산서원〉, 〈용주서원〉3곳의 서원이 있습니다.기호학의 대표 서원인 자운서원은 2013년 국가사적(제525호)으로 승격되면서 파주시와 문화원 등에서 여러 가지 지원을 받고 있으며 방문객수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자운서원은 영남지방의 안동 도산서원과 영주 소수서원과는 지원과 행사 면에서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의 차이가 있어 아쉽습니다.

자운서원을 방문한 분은 아시겠지만 동재에 모신 신사임당 영당(위패를 모신 곳)에 대해 사당을 신축하여 모셔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 또한 분분합니다. 지금 현재 사당을 신축할 장소와 자금 대책 대안이 없어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조만간 신사임당을 모실 사당이 신축되길 소망해 봅니다.

자운서원 원장을 맡게 된지 어언 2년입니다. 자운서원의 재정확보를 위해 동분서주 노력을 하였으나 자운서원은 법정지원단체가 아니라서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기에 서원을 운영 할 수 있는 운영비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재정이 전무한 상태로 운영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그 동안 유림들이 자운서원에 모신 율곡 이이선생 및 사계 김장생선생, 현석 박세채선생의 학문과 유덕을 기리고 도의정신(道義精神)을 받들고자 해마다 춘,추향제 봉행 과 전통문화 계승 발전을 위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인성 예절교육과 선비체험, 격몽요결 성독체험, 다례체험, 전통놀이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입니다. 국가사적인 파주 자운서원의 정체성을 되살리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19.05월>

자운서원 원장
파주시민회 홍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