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서 우리밀 농사 짓기

파평면 율곡리에서 농사를 지은지 3년차에 우리밀을 수확하여 밀가루를 만들었습니다. 빵을 좋아 하는 우리 부부는 작년 가을에 우리밀로 빵을 만들어 먹자는 생각에서 국립종자원 밀종자를 신청하여 파종하였습니다.

우리는 초보 농사꾼이어서 밀을 파종하는 방법도 몰랐습니다. 지역에 밀을 재배하는 농가가 없어 농사법을 알 수가 없어 인터넷을 검색하여 파종을 하였습니다. 추운 겨울이 끝나고 2월이 되자 새싹이 조금씩 나왔고 겨울동안 죽지 않고 새싹이 나오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했습니다.

파종할 때 씨앗 수량을 제대로 배분하지 못해서 듬성듬성하게 새싹이 자랐지만 점차 녹색으로 물들어 가는 농장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 되어 갔습니다. 진녹색으로 커 가는 밀을 보고 있으면 가을 파종때 좌충우돌 하던 일과 봄에 제초작업 하던 힘든일을 모두 잊게 하였습니다.

어느 사이 6월이 되자 걱정이 앞서 갔습니다. 콤바인을 빌려 장마전에 추수할려고 계획했지만 워낙 적은 면적이라 장비로는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장마가 온다는 소식때문에 우리 부부는 밀 이삭만 추수하는 방법으로 밤 10시까지 3일간 작업하였습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탈곡기를 빌려 틈틈히 탈곡하였지만 겉 껍질이 제대로 벗겨지지 않았습니다. 선풍기로 겉껍질을 분리해도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에는 인터넷으로 풍구를 구입하여 정선 작업을 따로 하였습니다.

파주에는 밀을 도정하는 곳이 없어 추수한 밀 중 일부를 강화 정미소에서 도정하고 광탄 방앗간에서 제분하여 밀가루를 시험적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우리 부부가 직접 강화와 광탄을 오가는 과정이 복잡하고 힘들었습니다.도정과 제분을 함께 해 주는 제분소가 함안에 있어 밀을 택배로 보내 나머지를 밀가루로 만들었습니다.

초보농부가 지역에서 우리밀을 처음 농사하는 과정이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백색의 ‘금 밀가루’를 보고 있으면 지난 고생이 오히려 뿌듯한 마음으로 바꾸어 집니다. 사람은 음식을 통하여 건강을 지켜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밀 농사 덕분에 자연과 함께 땀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농산물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가원농장 이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