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리의 발자취를 찾아서-이상

2001년 6월 30일 헤이리 아트밸리 기공식이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에서 있었다.  부지면적은 15만2천평으로 부지매입과 단지 조성을 마친후 2002년 3월부터 건축물이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다. 지금은 파주의 대표적인 상징이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들러 가는  관광지가 되었다. 당시 단지조성을 담당했던 이상 헤이리 사무총장이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엮어 스토리 펀딩 방식으로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 파주이야기 편집자-

헤이리, 두사람의 숲 1화 


헤이리 예술마을을 만들기 시작한 지 꼭 20년째입니다. 헤이리는 아주 특이한 방법론으로 만들어
졌으며, 그 속에는 밤하늘의 별처럼 숱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헤이리의 조성과정을 기록을 통해 세상에 알림으로써 또 다른 꿈을 꾸는 이들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나는 나 혼자가 아닙니다
이곳에서 나는 당신의 당신입니다
두 사람의 숲 헤이리

시인 고은 선생이 헤이리에 써준 글이다. 헤이리 북하우스 외벽에 걸려 있다. 한무리의 문
화예술인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예술마을을 만드는 범상치 않은 모습이 노시인의 시심을
불러 일으켰으리라.

꼭 20년 전이었다. 남의 사무실에 책상 하나를 놓고 사무국이라 이름했던 것은. 분별력 있
는 사람에게는 한낱 백일몽으로밖에 비치지 않았을 것이다.
곧 쪽박을 차게 될 것이라고, 희대의 문화계 스캔들이 곧 터지겠다며 혀를 끌끌 차던 사람
이 얼마나 부지기수였던가. 동참할 듯 문을 두드려보다가 이내 꽁무니를 뺀 사람은 또 얼마
를 헤아리는가.

헤이리에 녹아든 지난 20년 세월의 켜 속에는 헤이리 만들기에 함께한 이들의 꿈과 열정과
청춘이 오롯이 녹아 있다.
그 어설픈 몸짓이 제법 근사한 마을로 자라났다. 2백 채가 넘는 건물이 들어서고, 주말이면
사람이 빼곡이 몰려들고, 외국에서도 심심찮이 벤치마킹을 온다.

“외국에도 이런 마을이 있나요?”
“헤이리의 모델은 어디인가요?”
“짓다 말았나 보죠?

이리를 들락거려도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노출콘크리트가 주를 이루는 헤이리
건축물들이 짓다 만 것인 줄 아는 사람도 꽤 된다. 외국의 어느 어느 마을이 헤이리의
모델이라더라 하는 잘못된 정보도 떠돈다.

헤이리 마스터플랜은
회원 집단지성의 산물

꿈꾸는 자라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을 택한다. 헤이리는 미래에 그 땅에서 살아갈
주민이 스스로 마을 만들기에 나선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이다.
마을의 개념과 밑그림도 스스로 그렸다. 거기에 전문가들의 도움이 보태졌다. 일부 전문가
들에게는 불편하게 들릴지 몰라도 이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어찌 보면 아마추어들이었기에 요모조모 따지지 않고 우직하게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IM
F의 장벽도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순수 민간의 힘으로 이 같은 프로젝트를
이루어낸 것을 놀라워한다. 조합의 결속력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위원회’라는 어설픈 조직으로.

밤하늘의 별 같은
헤이리 이야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헤이리 속에는 밤하늘의 별처럼 헤아릴 수 없는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
는 것은 물 위에 뜬 빙산일 뿐이다. 그럼에도 헤이리는 아직 미완성이다. 건물도 더 늘어나
고 프로그램도 늘어날 것이다.

헤이리와 비슷한 크기의 외국 문화마을 대부분은 과거의 추억을 먹고 살거나 화가마을, 도
예마을 같은 소박한 곳이다. 질과 가능성에서 헤이리는 비교잣대를 찾기 어렵다. 헤이리에
애정어린 비판이 필요한 이유다.

본격예술에 바탕하면서도 문화예술 생산의 중심을 지향하는 데서 헤이리의 비전은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해거름녘의 헤이리 갈대광장 위로 철새 떼가 줄지어 날고 있었다. 끊어질 듯하다가 다시 이
어지곤 하는 철새 떼의 비행은 땅거미가 짙게 내리도록 계속되었다.

 

저자소개


전 헤이리 사무총장 전 파주북소리 사무총장

이상 李相

헤이리 마을 만들기가 첫 걸음마를 떼던 때부터 십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무국 책임자로서 회원을 모으고, 헤이리의 청사진을 다듬고, 조성 공사를 관리하고,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헤이리 만들기의 중심에서 일했다.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작은 조형물 하나를 놓는 일에 이르기까지 예술마을 헤이리를 만들어온 과정을 지켜보고 사관史官의 마음으로 기록하였다. 대학에서 역사를,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문화예술MBA)을 공부하였으며, 실천문학 편집장, 파주북소리 축제 사무총장을 역임하였다. 《세계 예술마을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저술하고, 《상해의 조선인 영화황제》 《어떻게 공기를 팔 수 있다는 말인가》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펀딩 참여자 리워드 안내

후원해주신 분들께는 지난 20년간의 헤이리 예술마을 발자취를 담아낸 <헤이리 두 사람의 숲> 저자 사인본과 특별제작 노트, 폴 세잔 엽서 등의 리워드를 드립니다. 아울러 저자와 함께 헤이리 마을을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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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두 사람의 숲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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