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최초 유엔 평화유지군 사령관, 그는 자랑스러운 파주인 -제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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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최초 유엔 평화유지군 사령관, 그는 자랑스러운 파주인

 -송달용 전 파주시장 회고록 제41화-

 

2002년 1월 6일은 한국 역사의 큰 획을 긋는 날이었다.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 육군 소장 황진하 장군이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유엔 평화 유지군 사령관으로 사이프러스 분쟁지역에 부임한 날이다. UN은 세계2차대전 이후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만든 국제기구이다. UN이 하는 일은 전쟁을 억제하고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전쟁 발발 시 피해 국가의 지원병력 물자, 의료지원 등을 보내고 재건을 도우며 분쟁지역에 전쟁억제 등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국제 연합(United Nations)이란 이름은 미국 32대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에 의하여 만들어졌고 최초 51개 회원국에서 지금은 193개국이 가입되어 있다.

1991년 9월 17일 북한은 160번째로 한국은 161번째로 동시에 유엔에 가입되었다. UN평화유지군 사령관이 되는 것은 우리나라가 UN의 정회원으로 가입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황진하 장군이 UN평화유지군 사령관으로 임명된 것은 우리나라의 영광이요 특히, 파주인으로서 더 자랑스럽고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면서 가슴 벅차는 일이었다.

UN평화유지군 사령관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UN평화유지군 사령관 선발위원의 까다로운 서류심사와 면접시험을 치러야 한다. 유엔군(다국적군)을 통솔하기 위해 필요한 유창한 영어와 사령관으로서의 확고한 평화 유지의 소신, 지도력과 경륜을 종합해서 선발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소(小)순다열도에 속해있는 동티모르(East Timor) 사령관으로 추천이 되어 서류와 면접시험을 본 결과 우수한 지도가로 평가를 받아 거의 확실시 되었으나 정치적인 복잡한 사정으로 동티모르에서 가까운 태국 출신 후보 홰티야쿨위나이(Phattiyakul Winai) 육군중장이 선발되었다. 1차의 탈락 고배를 마시기는 했지만 UN사령관 선발위원 모두가 아까운 인재라고 아쉬워하던 차에 사이프러스(Cyprus) 분쟁지역에 새로운 UN평화유지군 사령관을 선발하게 되었다.

UN사령관 선발위원들은 이미 평가된 황진하 장군을 추천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황진하 장군 본인 동의와 본국(한국)에서도 동의하면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하고 황진하 장군을 임명하겠다고 한국 정부에 건의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한국 정부에서는 전적으로 동의하겠다는 국방부장관의 승인이 있었다. UN본부에서는 사이프러스 UN평화 유지군 사령관으로 황진하 장군을 임명함으로써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유엔 평화유지군 사령관이 된 것이었다. 이것은 세계평화와 인류 복지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제8대 반기문 UN사무총장과 개발도상국가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에 버금하는 세계적인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프러스는 영국의 지배하에 있다가 1960년에 독립이 되었다. 독립초기부터 터키계와 그리스계의 민족 간 대립이 시작되었다.

인구는 115만(2013년 기준)이며 면적은 경기도의 90%정도인 9,251㎢이다. 수도는 니코시아(Nicosia)로 지중해 동부 그리스 아테네의 동쪽 터키 아래쪽에 위치한 섬나라이다. 민족 구성은 그리스계가 75%, 터키계가 20%, 기타 5% 정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이프러스 공화국과 북사이프러스 터키공화국으로 분리되어있다. 두 지역 사이에 UN은 완충지대(buffer zone)를 설정하였다. 터키계는 이슬람교, 그리스계는 그리스 정교를 근간으로 하고 있어 종교적 대립으로 비화되어 1964년 UN 평화유지군이 투입되었다.

국제사회에서는 북사이프러스 터키공화국은 인정하지 않고 오직 터키만이 이 정부를 인정하고 있다. 결국 UN평화유지군이 파견되어 사태가 해결되는 듯하였으나 사이프러스 내부에서 그리스계 군인들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친 그리스 정권이 등장하였다. 이에 사이프러스에 거주하는 터키계 주민들이 터키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여 터키는 곧바로 군대를 파견하여 터키계가 거주하는 북사이프러스 지역을 점령하였다. 이때부터 사실상 분단이 시작된 사이프러스는 결국 1983년 북쪽 사이프러스 공화국을 선언하면서 언제 또 전쟁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UN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이다.

황진하 장군이 UN평화유지군 사령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국경선을 개방하고 남북의 자유왕래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공로로 1년간 단임제에 그치는 UN평화유지군 사령관직을 1년을 더 연임하여 2년을 근무하였다. 사이프러스에 근무하는 동안 대한민국 군인의 기백과 위상을 높였을 뿐 아니라 군사외교 측면에서도 큰 업적을 남겼다.

육군중장 황진하 장군은 한국 최초의 유엔 평화유지군 사령관을 끝으로 39년간의 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땀이 밴 군복, 애환이 서린 군복, 인생의 길을 안내한 영원히 잊지 못할 군복을 벗을 때 아쉬움이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을 것이다. 나는 어디서나 자랑을 한다. 사이프러스 유엔 평화유지군 사령관이 파주사람이었다고…

 

<자료파일 제공  도서출판 헵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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