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영원히 기억 하겠습니다 -제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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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영원히 기억 하겠습니다 –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

-송달용 전 파주시장 회고록 제34화-

1950년 6.25 전쟁, 우리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있을 때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유엔군 14만 명을 포함해 73만 명의 고귀한 생명을 내어 준 우방의 고마움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고 어려웠을 때 도움을 받은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한다.

2011년 10월 25일과 2011년 11월 9일자 조선일보에 영국에서 유럽 최초로 6.25 박물관을 세운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6.25 전쟁에 직접 참전했던 영국의 글로스터셔 연대 제1대대(이하 글로스터 대대)가 1951년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중국군 3개 사단과 파주의 길목인 감악산 자락 설마리에서 용감하게 싸우는 동안 한국군과 유엔군이 방어선을 새로이 구축하고 수도 서울을 사수할 수 있었다. 중국군 4만 2000여 명에 맞서 투항 대신 결전을 택하여 싸웠던 652명은 대부분 죽거나 포로가 되었고 설마리 계곡을 탈출한 병사는 겨우 67명에 불과했다. 영국은 6.25 당시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6만 3,000명)을 보냈었다.

살아남은 노병들은 2010년 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서울에 와보니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의 꿈같은 경제 기적에 눈시울을 붉혔다.

노병들의 감동 사연을 전해들은 글로스셔터 연대 출신의 기업인들은 유럽 최초의 6.25 박물관을 짓기 위해 준비 위원회를 구성했다. 6.25 전쟁은 UN이 군사적으로 개입한 첫 전쟁이고 2차 세계 대전 이후 영국이 치룬 최대의 전쟁이다. 포클랜드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합친 것 보다 6.25 전쟁의 전사자(1,109명)가 더 많았다.

박물관 건립에 필요한 비용은 250만 파운드(약 45억 원)가 필요하다. 글로스터시(市) 당국에서는 부지는 시세보다 싼 값에 제공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영국 복권기금 등과 접촉해 마련하기로 하였다. 글로스셔터 연대는 박물관 건립 시 인력을 지원키로 하였다면서 스티븐 옥슬랜드(Oxland) 대령은 258명이 죽은 포클랜드 전쟁도 박물관이 있는데 6.25 전쟁 박물관이 없다면서 한국인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로스터 대대 참전용사들은 해마다 4월 23일이면 주영대사관이 주도하에 1957년 영국군이 건립한 설마리 전적비에서 기념행사를 갖는다. 생존한 참전 노병들과 주한 영국기업인들은 1976년부터 적성면에 있는 세무고등학교(전, 적성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데 현재까지 1억 4000만 원이 전달되었다. 설마리 전적비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찰스 황태자, 고 다이애나비 등 영국의 고위 인사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영국 혼을 되살리기 위하여 참배를 한다. 글로스터시에는 매년 36만 명이 넘게 찾아오는 1,000년이 넘는 글로스터 대성당(Gloucester Cathedral)이 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호그와트 마법학교 내부가 바로 이 성당이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이 성당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유물이 하나 있다. 성당 중앙 기둥에 걸린 30㎜ 길이의 켈틱 십자가다.

이 십자가는 제임스 칸 중령이 6.25때 인민군 포로수용소 독방에서 손으로 깎은 것이다. 카니 중령은 1951년 4월 임진강 전투 당시 서울을 사수하기 위해 싸웠으나 사흘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그가 이끄는 대대가 괴멸되어 포로가 되었다. 2년간 포로 생활 중 18개월을 독방에서 생활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십자가를 깎으며 보냈다고 한다.

유럽 최초로 6.25 박물관을 짓는다는 보도에 우리 파주시민도 일부 성금을 지원하기 위하여 당시 이인재 시장과 협의하여 영국의 6.25 전쟁 박물관 건립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민간 주도로 모금하기 위해 파주 세무서장에게 법인으로 보는 단체의 국세에 관한 의무이행자 신고를 2011년 12월 23일자로 영국의 6.25 박물관 지원계획서를 제출하여 고유번호 141-82-69403호 국세 기본법 제13조 제6항 및 동시행령 제10조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 통지서를 받았다. 그리고 6.25 참전 유공자회, 상공회의소, 자원봉사단체 협의회 등 40여 단체에서 모금운동의 벌여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로 40여 일만에 1억 5600만 원(94,000 파운드)을 모금하여 2013년 3월 12일 영국 글로스터 시를 찾아가 파주시민의 성금을 전달했다. 영국 측에서는 데이비드 브라운 글로스터 시장과 6.25 참전 용사가 참여했고 우리 측은 당시 이인재 시장과 박석환 주영대사 그리고 내가 파주시민 대표로 참석했다.

2013년 3월 12일 파주시민의 정성 어린 박물관 성금을 전달하고 글로스터 성당에 들러 그 켈틱 십자가 관광 상품을 구입하여 똑같은 모양으로 조각하여 설마리 영국군 추모공원에 역사적인 추억의 십자가를 세워 놓았다.

그런데 파주시의 어느 시민단체가 6.25 박물관 성금 모금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모금 추진위원장인 나를 형사고발하여 사건번호 2013년 제 29298호로 의정부 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 입건이 되었다. 동법 제2조 다목에 의하면 국가지방자치단체, 법인, 정당, 사회단체 또는 친목단체 등이 소속원이나 제3자에게 기부할 목적으로 그 소속원으로부터 모은 금품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었다. 경찰서의 수사과정을 거쳐 의정부 지방경찰청 고양지청으로부터 혐의 없음으로 종결을 지었다. 고발한 시민단체에서 법률을 잘못 해석한 것 같았다.

영국 6.25 박물관 건립지원 성금은 영국 언론에 잘 보도되어 우리나라의 체면이나 은혜에 보답하는 파주시민의 뜻도 영국에 잘 전달되었다.

한편 6.25 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이하여 자유 수호를 위하여 설마리 전

투에서 마지막까지 싸우다 희생된 652명의 참전 용사의 영혼을 위로하고 잊혀져 가는 전쟁의 역사를 기억하며 한국과 영국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설마리 현충시설을 조성하고자 총 공사비 13억 원(국비 6억, 도비 3.5억, 시비 3.5억)을 투입하여 영국 설마리 전투 기념공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6.25 전쟁 기념 사업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사업 규모는 길이 35m인 이미지 월(Image Wall), 글로스터셔 연대의 상징인 대형 베레모 형상 조각을 기본으로 하고 작가의 예술성을 발휘한 우수 작품을 선정하여 2014년 4월 23일 준공과 동시에 6.25 참전 용사와 주한 영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거행했다. 영국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에 세운 준공기를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글로스터 대대 추모 공원을 세우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공짜가 아닙니다. 6.25 전쟁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파주 땅을 지켜 내고 대한민국을 수호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이름도 낯선 나라를 지켜 주기 위해 16개국 195만 2000명의 해외 참전 용사들이 함께했습니다. 영국은 두 번째로 많은 병력을 지원 했으며 임진강 설마리 전투는 영국의 해외 참전 역사에서 가장 손꼽히는 투혼이자 희생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1951년 4월 글로스터대대와 170박격포대 C중대 800여 명은 설마리 235고지에서 수도 서울을 함락하기 위해 진격해 오던 중국군 주력 63군 3개 사단 4만 2000명을 맞았습니다. 사흘 밤낮으로 총격전이 벌어졌고 글로스터 대 대원들은 마지막 한발까지 최선을 다해 적의 진격을 막았습니다. 이렇게 중국군의 공세를 차단하는 동안 한국군과 유엔군은 안전하게 방어선을 새로이 구축하고 수도 서울을 사수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글로스터 대대의 위대한 용사들은 설마리에서 대부분 죽거나 포로가 되었습니다. 처절한 싸움이었지만 세계 전쟁사에서 위대한 투혼이자 거룩한 전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당시 영국 글로스터 대대가 주둔했던 글로스터시는 세계2차대전을 치룬 직후라 남자 병력이 귀해 모집 병력을 17세까지 낮췄다고 합니다. 10대 후반의 글로스터 대원들은 이역만리 파주에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피비린내 나는 참혹한 전쟁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파주시는 영국 글로스터대대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글로스터대대 추모공원을 세웁니다. 그들이 지켜 준 자유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을 뿐만 아니라 60년 이상 휴전 상태인 한반도가 평화통일의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도록 더욱 투철한 안보정신을 가다듬는 교육의 장으로 가꾸어 가겠습니다.

2014년 4월 23일

42만 파주시민과 파주시장 이인재

1,100만 경기도인과 경기도지사 김문수

■ 추모공원을 만든 이들 | 6.25 전쟁기념 사업위원회

송달용 한길룡이성렬 권혁주 김정대 박주원 박재진 송주철 오세왕이근삼 이종석 정영준 최유각

■ 정부기관 : 국가보훈처장 박승훈, 경기도지사 김문수, 파주시장 이인재

■ 시공 : 보떼가 고재춘, 주)북구그린조경 구용우, 공간미술 박상규

■ 글 : 홍미화 Andrew Salmen

■ 기획실무 : 강석재 홍수진 이창우 강선희